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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Story/담백한 일상 이야기

그것이 알고 싶다 마포 오피스텔 사건을 보고

by 스모모(スモモ) 2021. 7. 11.

어제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았습니다. 친구의 이름으로라는 제목으로 마포 오피스텔 감금 살인사건이 방송되었습니다.

저는 방송에 대한 진실이나 팩트 같은 건 제대로 체크하지 못하는 편이라, 그냥 한 사람의 시청자로서 마음이 아파서 느끼는 데로 주절주절 시청소감을 공유해봅니다.    

 

 

 

사람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가

얼마 전 마포 오피스텔에서 34kg의 몸무게로 영양실조와 폐렴으로 사망한 20대 박민준 씨의 가해자로 친구 2명이 붙잡혔지요. 처음 뉴스를 봤을때도 친구들이 어떻게 저럴까?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는데 과거의 내용들을 보니 더 가관이 아니더군요.

강한 자 앞에서는 약하고 자기보다 약한 자 앞에서나 강한 두 친구는 한마디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노예를 끌고 다닌 셈이네요.

노트북을 파손했다는 거짓말로 주위 사람들을 속이고, 박 군의 아버지까지 찾아가 변상하라고 하는 그 대담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달랑 오피스텔 방한칸에서 함께 있으면서 박민준 씨에게 종이컵에 물과 밥을 주었으니 미안하다는 죄책감은 못 느끼는 건가요? 

가해자의 학교 동창들은 하나같이 놀 란마음으로 눈에 띄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고, 그럴 사람이 아니다고 하는 걸 보니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사람 모습이 얼마나 다른 것인지...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익숙해진 생활

코끼리의 발목에 쇠사슬을 오랫동안 해두면 그걸 풀어도 도망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마치 족쇄에 채워졌던 코끼리처럼 가해자는 때리고 괴롭히고 착취하는 것에, 피해자는 굶고 맞고 뜯기는 것에 그냥 익숙해져서 어떤 것이 선인지 악인지 그냥 그것이 일상생활이 되었나 봅니다.

뭐든지 처음이 어렵지 그다음부터는 쉽다는 말은 좋은 습관을 만드는 데에만 사용하는 말은 아닌가 봐요.

 

 

그래도 친구.. 그리고 가족

박민준 군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2명의 가해자를 친구로 생각했을 것이라는 말에 참 마음이 먹먹해지더라고요. 아.. 정말ㅠ

일진 같은 무리에서 벗어나 친구라고 생각했던 가해자에게 더 집요한 폭력과 괴롭힘을 당했지만 그래도 누군가 나의 옆에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걸까요? 

 

 

 

박민준 씨의 아버지는 가해자들이 형량을 채우고 나왔을 때를 두려워하시더군요. 아마 저 같아도 그럴 것 같아요. 어디로 이사를 가야 할지, 이민이라도 가야 할지.. 아.. 정말 이름이라도 바꿔야 할지...ㅠ

피해자가 왜 가해자를 더 무서워해야 하는지...

 

나이를 먹으면서 사람과의 "만남" 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새삼 더 느끼게 됩니다.

평생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은 피하고 꼭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게 되는 것도 얼마나 큰 축복인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후 재판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을 가져볼까 합니다.

 

하늘을 향해 뻗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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