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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Story/담백한 일상 이야기

장기기증 신청 후기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by 스모모(スモモ) 2021. 8. 12.

유 퀴즈 온 더 블록이란 프로그램 가끔 보시나요? 어제 1초의 승부사라는 제목으로 관련 종사자들이 내용이 담겼는데요.

쇼호스트도 32년 경력의 가락시장 경매사 분도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신혜림 선생님의 이야기가 가슴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유퀴즈 온 더 블록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유퀴즈 온 더 블록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는 장기기증자와 이식자 간의 모든 스케줄과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어떤 직업도 가볍지 않은 일이 없지만 생과사의 갈림길을 오고 가는 직업의 중압감을 얼마나 무거울까요.

 

 

장기를 기증한 분들이 단순 사고사로 생을 마감한 것이 아닌 누군가의 아버지로 딸로 소중한 가족이었음을 인지해주기를, 시간이 지나 기증받았을 때의 감사와 기쁨을 잊지 않고 오랫동안 기억해주기를 바란다며 울먹이는 모습에 함께 눈물이 글썽했습니다.

 

1초가 1시간이 되는 기적의 방이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코로나로 인해 마지막 인사를 하는 면회시간과 인원수의 제한으로 시간이 더 짧아졌는데 그 시간을 더 충분히 드리고 싶다고...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지만 누군가 이 프로그램을 보고 한 명이라도 더 장기기증을 신청하게 된다면 그 또한 선한 영향력의 선순환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오래간만에 저의 장기기증 신청도 다시 한번 체크해보았습니다.

장기기증을 신청한 건 몇 년 전이었던 것 같아요. 어떤 사유로 장기기증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장기기증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조차 떨렸던 게 어렴풋이 기억에 나네요.

장기기증을 신청하면서 부모님께 미리 말씀드렸는데 크게 반대를 하시지 않고 별말씀이 없으셨던 것 같아요.

 

장기기증 신청

 

내가 선택한 장기 기증 형태

  • 장기 기증 - 신장. 간장. 췌장. 췌도. 심장. 폐. 소장. 안구. 손. 팔등
  • 안구 - 각막 기증
  • 조직 - 뼈. 연골. 근막. 피부. 양막. 인대. 건. 심장판막. 혈관 등

장기기증형태
장기기증형태 확인

그리고 혹시나 몰라 운전면허증에 의사표시를 요청하였는데 면허증 갱신 시 자동으로 표기되어 나오더라고요.

운전면허증 장기기증 표시
운전면허증

 

뇌 사판 정시에는 폐. 심장. 신장. 간 등의 장기이식이 가능하고요.

사망 후에는 인체조직기증 형태로 각막. 뼈. 연골. 심장 판막. 인대. 건. 피부. 혈관 등의 기증이 가능합니다. 

사람 몸의 일부이고 내 몸에 붙은 장기기관인데 뭔가 분리되어 기증된다고 하면 사실 좀 무섭기도 합니다. 

 

 

몇 년 전에 오랫동안 착용한 콘택트렌즈를 빼고 라섹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수술 후에도 각막의 두께도 괜찮고 수술도 잘되어 문득 선생님께 여쭈어보았습니다.

 

제가 각막 기증을 신청한 게 있는데 라섹 수술해도 기증 가능한가요?

선생님께서 답하셨습니다 튜닝한 눈은 안됩니다...ㅋㅋㅋ

 

현재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인원은 대략 4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식을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경우도 2018년 기준 매일 5.2명이며 100만 명당 뇌사 장기 기증자수는 8.7명으로 스펜인 43.4명 포르투갈 38.6명. 미국 32.6명에 비해 우리나라는 좀 적은 편이라고 합니다. 

 

장기기증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먼저 기증 희망 등록 신청 (인터넷. 우편. fax등록. 기관 방문)을 한 후 뇌사판정을 받거나 사망한 후 기증이 이루어집니다. 보통 뇌사상태라고 하면 식물인간이라고 불리는 상태와 혼돈이 있을 수 있는데요.

 

뇌사상태는 말 그대로 뇌가 완전하게 죽은 상태로 다른 장기는 살아있지만 뇌는 인공호흡기를 떼면 사망에 이르게 되며 

그 상태가 오래 유지되지도 않습니다.

 

이에 비해 식물인간은 뇌의 일부가 손상된 것뿐이지 자발적 호흡. 맥박. 체온. 혈압이 유지가 지속되는 경우로 죽은 것이 아닌 살아있는 상태이므로 장기기증은 뇌사상태에서만 가능합니다.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해도 법적 효력은 전혀 없습니다. 생전에 장기기증에 대한 의사가 있다는 걸 표기한 정도입니다. 

실제 그런 상황이 되면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나왔던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선생님과 같은 분들이 보호자에게 상황설명과 동의를 구하고 일을 진행하게 됩니다.  

 

 

어제 방송을 보면서 문득 운전면허증도 다시 꺼내보게 되고 내가 어떤 것을 신청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본 계기가 되었네요.

어떤 의도로 장기기증을 신청했는지 기억조차 가물하지만 나 역시 혹은 내 가족이 오롯이 이식을 기다리는 상황도 생길 수 있는 것이겠죠.

 

꺼져가는 생명이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한다는 건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숭고한 일인 듯합니다.

건강한 몸과 오늘의 일상이 괜스레 더욱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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